13월의 어느 한낮에 그림자없는 몽상가

'Every Little Things'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10/01/19 천주교회 고유직분
  2. 2010/01/19 일기는 아니다.
  3. 2010/01/19 가방
  4. 2010/01/19 미움
  5. 2010/01/19 여기에 나 혼자
  6. 2010/01/19 여기에서
  7. 2010/01/19 새파란
  8. 2009/12/19 talk about 고사미즘
  9. 2009/12/19 나는 작은 연못이다
  10. 2009/12/19 무척 힘든일이다
  11. 2009/12/19 죽은 것을 만나다 (2)

from NAVER ; carloscha님이 작성하신 글


1, 교황 (敎皇, pope )

'로마의 주교,'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베드로의 후계자,'로마 교황' 등 여러 호칭으로 불리는 교황의 교회 내에서 역할을 교회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주님으로부터 사도들 중 첫째인 베드로에게 독특하게 수여되고 그의 후계자들에게 전달될 임무가 영속되는 로마 교회의 주교는 주교단의 으뜸이고 그리스도의 대리이며 이 세상 보편교회의 목자이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임무에 대하여 교회에서 최고의 완전하고 직접적이며 보편적인 직권을 가지며 이를 언제나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다."(교회법 제331조; 교리서 881)

2. 추기경

거룩한 로마 교회의 추기경들은 특별법의 규범에 따라 교황 선거를 대비하는 소임이 있는 특수한 단체를 구성한다. 또한 추기경들은 중대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하여 함께 소집되는 때에 합의체적으로 행동하여 교황을 보필하거나, 또는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여러 가지 직무로 특히 보편 교회의 일상 사목에 교황을 도와드림으로써 교황을 보필한다.

3. 대주교 (大主敎, archbishop)

대교구의 주교를 가리키는 대주교는 그의 관구 내의 여러 교구들의 주교들에 대해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 주교들은 협조주교들(suffragan bishops)이고, 대주교는 그들의 중심으로서 수도좌(首都座, metropolitan See)를 차지한다. 명예 대주교의 직함은 대주교의 특수한 의무를 지고 있지 않거나 보좌주교를 두고 있지 않은 고위성직자에게 부여된다. 대주교에게 고유한 호칭은 '전하'(殿下, Your Excellency)이다.

4. 주교 (主敎, bishops; episcopate)

교회법에 따르면 "하느님의 제정으로 부여받은 성령을 통하여 사도들의 지위를 계승하는 주교들은 교리의 스승들이요 거룩한 예배의 사제들이며 통치의 교역자들이 되도록 교회 안에 목자들로 세워진다. 주교들은 주교 축성을 통해서, 성화하는 임무와 함께 가르치는 임무와 다스리는 임무도 받는다. 이 임무는 그 본성상 주교단의 단원들과의 교계적 친교 안에서만 집행될 수 있다."(교회법 제375조 1-2항) 주교들은 사제와 부제와 다른 주교를 임명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교리서 886).

5. 부주교, 보좌주교

부주교와 제403조 제2항에(개인적 성격까지 포함하여 더 중대한 사정이 있으면 교구장에게 특수한 특별 권한을 갖는 보좌 주교가 부여될 수 있다.) 언급된 보좌 주교는 교구의 전반적 통치에 교구장을 보필하고 또한 그의 부재 시나 유고 시에 그를 대행한다.

6. 몬시뇰

‘몬시뇰’은 가톨릭 교회 고위 성직자를 공경하여 부르는 칭호입니다. 프랑스어가 어원인 몬시뇰(monseigneur)은 ‘나의 주님’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과거 왕이나 귀족에게 ‘전하’, ‘각하’의 뜻으로 사용되었던 이 용어는 14세기부터 교회 안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주교님들과 교황청에 종사하는 고위 성직자들에게 사용되는 칭호입니다. 한국에서는 주교품을 받지 않은 원로 사제로서 교황청으로부터 이 명예칭호를 받은 사제에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7. 아빠스

성직 자치구와 자치 수도원구는 특수한 사정 때문에 성직 자치구장이나 자치 수도원장(아빠스)에게 사목이 위탁되어, 그가 그것을 교구장처럼 고유한 목자로서 통치하는 지역적으로 경계가 확정된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이다.

8. 신부(神父, priest)

성품성사(聖品聖事)를 통해서 하느님 백성을 위해 봉사하도록 서품(敍品)된 사람. 사제(司祭) 또는 탁덕(托德)이라고도 불린다. 신부는 미사를 거행하고 성사들을 집전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설교하고, 그 밖에도 장상의 명에 따라 여러 가지 사목활동을 수행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교리서 1547-1553).

9. 수사신부

축성된 수도자들로서 이 사람들은 가난, 정결, 순명이라는 복음적 권고들을 충실히 지키며 살기로 서약함으로써 하느님께 온전히 투신하며 어떤 수도자들은 신부가 되어 수도생활과 사제적 직무를 병행하기도 한다(교리서 914-933).

10. 부제(副祭, deacon; diaconate)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서품된 사람. 사도시대에 부제직은 공동체의 물질적이고 영적인 필요에 봉사하는 것이었고(사도 6, 1-7), 하느님의 말씀을 설교하는 데 보조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었다(사도 8, 40). 그 중요한 직무 때문에 부제는 신앙심과 도덕적 통합성이 탁월한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되었다(1디모 3, 8-11). 교회에는 두 종류의 부제가 있다. 즉 하나는 사제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 단계로서 받는 부제직이고, 다른 하나는 부제직을 받고 평생 부제로 머무는 부제직이다. 이 후자를 '종신부제'(終身副祭)라고 부른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모였던 주교들의 요청에 따라 바오로 6세 교황은 1967년에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

11. 시종직(侍從職, acolyte)

이 용어는 미사나 다른 전례를 거행할 때에 제대 위에서 봉사하는 성직자의 직분, 활동, 품계를 가리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이것은 영구적으로 또는 잠정적으로 미사 주례자를 돕고 필요한 경우에는 성체를 분배하는 직분을 가리키게 되었다. 또 이 용어는 미사나 다른 예절에 봉사하는 평신도들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이 경우 시종 직분은 제대의 촛불을 켜고 행렬시 촛불을 나르며 미사 중에 주례자에게 포도주와 물을 가져다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교리서 903).

12. 수도자(修道者, monk)

엄격히 말해, 수도자 또는 수사(修士)는 베네딕토회, 시토회, 카르투시아회 등과 같은 교회의 몇몇 수도회(religious order)의 구성원을 가리킨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이 용어는 그 밖의 수도회(congregation)들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도 사용된다.

13. 수녀(修女, nun)

대중적으로 이 용어는 어떤 수도회에 속한 여성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흔히는 'Sister'(자매)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문적이고 엄격한 의미에서 'nun'은 장엄서약 혹은 종신서원을 발한 수녀에게만 적용된다.

14. 은수자(隱修者, hermit)

기도와 고행으로 점철되는 고독한 생활을 꾸려 나가는 사람. 은수자들은 오늘날 공동생활을 꾸려 가고 있는 관상수도자들의 선조들이다.

15. 은둔자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혼자 수도에만 전념하는 봉쇄 수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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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긴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은 그 글을 정묘하게 구성할만큼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참 슬픈 일이고 나는 어떤 초조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대로 글을 쓰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슬픈 생각. 가끔 내가 죽으면 아쉬울 것은 제대로 끝을 맺어놓은 글이 없다는 사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반도 말하지 못했는데 생을 마친다는 것 뿐이라는 생각도 하는 만큼 글을 쓰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썩 즐겁지는 않다.

글을 쓰는 것은 사실 습관같은 것이라서 계속 손에 쥐고 쥐엄쥐엄하면서 내 손에 맞도록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길들여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도 하루라도 손에서 놓으면 무엇이 되어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라, 글을 쓰지 못하는 시기에도 문장단위의 모호한 스토리와 주제의 그냥 말 그대로 '글'을 끼적였다는 어슬러 르 귄의 말에 위안을 얻어 한단어 두단어를 적어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초조하기 이를데 없다.

도무지 어떤 '말'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글을 생각할 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지가 않다. 내일은 언제나 불투명한데 시야를 넓힐 방법은 없고, 불성실했던 과거는 언제나 나를 압박한다. 어제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는 어떤 소용도 없는 말 그대로 후회에 불과하지만 그런 것들이 이렇게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 오늘이다. 그 모든것들, 후회와 불안과 우울로 점철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잠드는 시간에야 잠시 안도가 든다. 도무지 정리할 수 없는 그 감정의 틈바구니에 글을 끼워넣을 틈이 없다.

글로 쓰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 많다, 말로 하고 싶은 마음도 차고 넘칠지경이다. 그 모든것들을 빚어낼 단어를 구성하는 것이 지금 단지 너무 벅찰 뿐이다. 알아, 내 고민은 어쩌면 아주 하잘것없고 그런것일지도. 내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겨우 그것가지고,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고있다. 누군가 이해해준다면 참 감사한 일이지만 그 사람이 내가 아닌 이상은 다 위로해 줄 수도 없는일이다. 그것들을 모두 말로 표현하여 나를 힘들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고, 지금 하고싶은 것은 그것도 아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것은, 나와 누군가를 위한 작은 위로.

그냥,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

이 빌어먹을 무기력 속에서 내가 나에게,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뿐. 문제가 무엇인지도 정확히 말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총체적인 부정이 그 기저에 있는 슬픈 토로에 공감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깨우쳐주는 것 뿐이다.

괜찮아요, 잘 될거에요. 다, 괜찮을거에요.

힘내는 것 보다 힘든 날은 그냥 좀 울고 자기를 끌어안아주고 그러면 되지요.


트랙백으로 보내려고 쓴 글 치고는 말투가 너무 건방진가요..
죄송합니다, 더 괜찮은 말을, 더 괜찮은 감정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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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2010/01/19 12:06 : Every Little Things


선크림을 사러 슬리퍼를 신고 어기적 어기적 백화점 근처를 산책하다가 노점에서 발굴한 아주 고풍스러운 가방. 어머니로부터 엄마 할머니가 들었을 것 같은 가방을 어디서 주워가지고 왔다는 평가가 있었다. 아직 물건 진열도 다 안한 노점에서 츄리닝에 슬리퍼를 직직 끌면서 지나가다가 냅다 낚아채서 의기양양하게 달랑거리며 돌아오는데 머리도 안 감은 추레한 몰골이 이 클래식한 가방에 그렇게 안 어울릴수가 없었다. 가방 속에는 전리품 선크림과 돈없는 지갑을 넣고 달랑달랑.

지금은 어서 만들라고 해도 만들 것 같지 않은 고풍스러운, 혹은 낡은 디자인에 클러치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협소한 내부공간, 견고하지만 색이 바랜 금속장식이라든가 낡은 가죽냄새가 빈티지스러움을 과시하고 있었는데, 그러므로 물론 빈티지였다. 어머니 말마따나 고물. 애착이 붙기 쉬운 물건은 중고로 사는 것을 무서워하는데 이 가방은 정말 귀신이 붙었다면 때려죽이고서라도 차지하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들었다.

옛날에 만들어진 물건들은 장식을 더하면 더할수록 단순해지는 어떤 견고함이 있다. 기본적으로 어떤 형(形)에 충실하고자 함인지, 오히려 섬세하게 장식을 덧붙이는 것으로 완성되는 단순함이랄까. 장식 하나도 의미없이 배치하지 않는 엄격함이 좋다.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는 현대의 패션이 오히려 그들의 이즘을 강조할수록 너저분해지는 것과는 달리 형식미에 치중한 오래된 것들의 화려하지만 단순한 그 느낌이 조금씩 더 좋아진다.

긁히고 닳은 자국이 있는 가방은 그러나 가죽이라서 가방 그 자체로도 꽤 무게가 있다. 아마도 지갑과 핸드폰, 화장품 몇 개 넣으면 더 이상 뭘 넣기 힘들 것 같다. 간소한 가방에 어울리는 간소한 소지품을 구성해볼 생각이다. 굳이 더하자면 노트나 하나 넣을까. 간만에 소중하게 다루고 싶은 물건을 만났다. 덕분에 시험기간에 구두약을 옆에끼고 하루종일 가방만 문지르면서 얼룩 지우고 윤냈다는 사실은 엄마에게는 비밀이다.

ps. 가방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쑤셔넣은 신문의 날짜는 작년 내 생일이었다. 뒤늦게 받은 선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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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2010/01/19 12:05 : Every Little Things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싫어하게 된 후에야

진심으로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할 수 있음을 알았다.

나의 세계는 나 혼자로 이루어져 있는게 아니라는 엄연한 진실.

그리고 나의 미움이 그의 존재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깨달음.

누군가가 나를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내가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처럼

누군가는 분명히 나를 싫어할거라는 것을 알고 나니

그래, 그냥 그렇다. 아무렇지도 않다.

그저 내가 싫어하는 나의 부분들을 조금씩 매만져가면서

남들이 멀찍이서 바라보는 작은 섬처럼

오롯하게 내 존재를 인정해가려고 한다.

괜찮아, 이제 정말로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나는 나를 싫어하지 않아.

그렇게 하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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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은 어떤 시점에서 홀로 남겨진 것 같아서
남들이 가고 혹은 또 오고 하는 동안에도 혼자 있어서
그것이 혼자 있음에도 혼자 있는줄을 모르고
모든 것들이 그 시간처럼 그대로 거기에 있는 것 같이
그렇게 혼자 남아서 혼자인 것을 모르다가

어느 순간 내가 있는 시간이 그곳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나 혼자 여기 있는데, 함께 있다 생각했던 사람들은 여기 없구나.

그저 좋아한다고 좋아한다고 속으로 속삭이던 얘기들도
이제는 들어줄 사람이 없는데.
그런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혼자 너무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구나.

이제 그대들과 손을 털고 또 혼자 나아가고자,
그저 내 잘못인 이 외로움을 업보처럼 짊어지고
내일은 반드시 한 걸음 이 앞으로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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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2010/01/19 12:04 : Every Little Things

한발자국 더 나가기 위해서는 나를 비난할 수 밖에 없어

그토록 비난했던 모든 것들이 내 안에 있음을

또한 인정할 수 밖에 없어

죽도록 외로움을 외칠 수밖에 없어

어차피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어

그 모든 것들이, 아주 가끔씩,

부풀어지고 위태로워서 행사장 풍선처럼 우쭐거리는

자신의 힘으로는 제대로 설 수도 없으면서 내 안의 어떤 충동에 의해서만 부풀어가는

내가 만들어 낸 허울좋은 이상과 거짓들이 오히려 나를 기만하는 그런 때에는

그런 때에는 가끔 날선 칼처럼 자신을 비난해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어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아서
그것들을 참회하기 위해서
내일은 용기를 내서 전진해야만 하는 오늘에.
어떤 인물에 대한 평가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나에게 있을 것입니다.
호연하게, 일그러진 나를 매만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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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2010/01/19 12:03 : Every Little Things
내가 저 심장 깊은 곳에 칼을 박아
 
붉게 피를 흘리며

새파랗게 죽어있는 내 주검을

살쩍 하나 남김없이 썩히우려고

저 안에 깊이깊이 묻어두었다가

오늘 다시 파내어보니

새하얗게 바랜 뼈들이 한줌 남아있다.

새하얀 뼈들이 바래어 부서질 때 쯤

내 주검 한점이 여기 있는 것은 아무도 모를터이니

그 때는 바랠 것을 바래어보자 싶다가도

그렇게 죽이고 죽였는데도 새하얗게 남아있는 저 주검의 주검이

내 마음을 어지럽힌다.

내가 죽여 묻은 저 주검이

오늘 꺼내어보니 여전히 내것이다.

도무지 내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새하얀 내 죽음.

새파란 내 주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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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는 부르조아지의 사회적 아성을 뚫고 사회적 약자의 바람직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 굳건한 의지로 일어선 운동이다. 사상이 없을리 없다. -이즘, 코뮤니즘.

고삼은 대한민국 학제의 보수성을 비틀고 허약한 반항을 꾀하는 체제 내 혁명분자들이다. 사상이 없을 리 없다. -이즘, 고사미즘.

일단 고삼이라는 말이 학제 내에서 나왔으므로 그들은 체제 외 개혁 분자가 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외부 형태의 정형화를 파괴하고 - 체육복을 생활복으로 -, 활동 형태의 정형화를 탈피하고 - 교과서로 폐쇠된 교실을 여유롭게 날아다니는 우아함은 필수. -, 수업 형태에 파격을 가한다. - 선생님, 나방이 나왔어요. 이런시간에는 절대로 수업을 할수 없다고 부아~요. 어머낫, 저희가 어떻게 나방을 잡을 수가 있겠어요!-

이런 레지스탕스들의 정신무장은 다른것과는 현저히 다를 것이 요구된다. 한국 사회의 이대 이즘, 아저씨니즘과 아줌마니즘. 대한민국 아저씨 아줌마의 아들딸들인 고삼이 그 이즘을 완벽히 수용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창출해 내는 고삼의 모습은 대한민국 사회의 바람직한 발전의 한단면을 보여주는 예가 아닐 수 없다.

안락주의에 해당하는 아저씨니즘을 살펴보자. 고삼들은 이 안락주의를 체질화한다. 담요, 베게, 쿠션. 수업시간에 이 세가지 물건은 주위를 떠나지 않으며 약간의 여유라도 생겨나는 시점에서 이 도구들은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가지게 된다. 순식간에 간이 침상으로 변모하는 책상과 걸상들. 이러한 고삼의 모습은 평소 집안 소파에서 안락한 낮잠을 즐기는 아저씨들의 모습과도 대단히 흡사하다.

그러나 반면 왕성한 생활력과 경쟁의식을 고취하는 생활전선 최전방의 특전사인 아줌마들의 모습, 변모하는 아줌마니즘도 고삼의 생활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매점이 아무리 멀어도 간다. 앞사람을 짓밟고 뒷사람을 밀쳐라. 조금의 틈이라도 허용치 말고, 목소리 큰 사람은 절대로 유리하다. 쉬는시간 10분 이후에는 어떤 물건도 구할 수 없으므로 벌겋고 퍼런 체육복을 후줄근하게 걸쳐입고 눈에 핏발을 세우는 고삼의 모습은 처절하기도 하다.

배식을 받는 모고등학교의 고삼의 모습을 보자. 지축을 뒤흔드는 발자국 소리와 전우를 부르는 함성소리가 아직 수업이 끝나지 않아 고요한 일이학년 교실의 창을 흔든다. 조금 늦는 것은 배식대와 아득하게 멀어짐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빈약한 인간관계는 최악이다. 약간의 인맥을 바탕으로 앞사람을 부여잡고 절대로 놓치지 않으므로 기묘한 형태의 병목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뒤에 서는 사람보다 앞에 서는 사람이 더 많은 슬픈 현실에 아파하지 말고 옆에 선 사람들이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고사미즘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완벽하게 익히는 것이 고삼 생활에 약간의 꽃과 같은 기쁨을 줄 것이다.

2003. 8. 18.
고삼때는 언제나 기묘한 흥분상태에 있었다.
마치 환각작용을 가지는 버섯을 먹은 무당같은 심정으로 살았달까.
뭐 어쨌든 나의 고삼생활은 이랬다.
그 문제의 급식실에서 나는 빈약한 인간관계에 수도없이 좌절하고
매일같이 매점에서 산 식빵을 뜯어야만 했었지.
나름대로 재미있었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미칠정도로 유독했던 그 시기가 나를 키웠다는 것은 알지만
그 이상으로 몸을 담그면 내가 망가질거라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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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연못이다
내 안에 들어온 모든 것들은
희미한 반향을 남기고 조용히 조용히
저 아래로 아래로
저 깊은 곳 다시는 일렁여 솟아나지 못하는
늪같은 바닥으로 잠긴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그저 아름다'웠던' 것들로.
한때 그렇게도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저 바닥 속으로.
이제는 사랑하지도 않는 것들의 죽은 기억과 함께
조용히 조용히 죽어가고 있다.

내가 사랑했던 것들은 모두 저 아래로
다시 마주치면 일찍이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 변질된.
영원하리라 믿었던 것들은 너무 쉬이 변하고
그 상처마저 끌어안고 조용히 조용히 잠드는
내 안에 쌓인 것들의 무게만큼 부피만큼
조용히 조용히 썩어가는
마침내 깊이를 알수 없는 썩은 늪이 되고
끝내는 존재의 흔적조차 희미하게 사라져버릴

나는 작은 연못이다


너희 없으면 못살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걸 너희도 나도 알고있잖니
그런것을 새삼 확인하는게 무서워서 만나고 싶지 않았어
너희들이 이 글을 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과할께
미안, 미안, 변하지 않아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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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이 아파하는데 위로해 줄 수 없다는 것.
어떤 말로 위로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아픔을.
멍하니 보고있다가 물끄러미 발을 옮긴다.
그것이 무척 아픈 일임을 나는 안다.
망가져 가는 그 사람을 보는 것도 안타깝다.
어째서, 왜,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저그저 가라앉는게 안타깝다.
결국 나는 위로해 줄 수 없다는 걸 알아.
안다고 해서 모두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게다가 이런 날도
나는 내 아픔이 더 살을 에이는데.


그것이 혐오스럽고 더러워서 그저 훌쩍훌쩍 울고픈 날.

사랑해, 하지만 내가 너를 안아서 위로해주기엔
난 너무 내 안에 가라앉아 있어.

함께 앉아주고 싶은데, 할 수 없어서 미안.
비겁한 변명이라도. 그때 조금 더 네 손을 잡아줄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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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는 일 때문에 시체를 만질 일이 생겼다.
이리저리 피해다니면서 어떻게든 직접 건드리는 일은 피하고 있지만
냄새까지 피할수는 없어서.
집에 오면 그 역한 냄새의 기억때문에 고기 먹는 것이 두렵다.

무엇보다 무서운건
어느 순간 코를 들이대고 맡아본 나의 냄새가
그 시체의 냄새와도 아주 비슷했다는 것.

나는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죽은 것의 흔적을 기우적거리고 있고
그것이 어느때에는 산 것이었다는 사실이 두렵다.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
나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도.
그런 한줌도 안되는 목숨이라는 것이 슬프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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