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어느 한낮에 그림자없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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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9 Theo, Heather, Jude
"먹는 것으로 나의 삶을 확인하는 것이 그토록 야만이라면, 당신은 무엇으로 당신의 삶을 확인하고 나에 대한 우월을 주장하는지, 말해봐.

남의 죽음으로 나를 살리는 것이 당신에겐 티끌만큼의 가치도 없는 일이라고 말하지 마. 남의 목숨을 짊어지고 나는 오늘을 살아. 그것은 나를 살게 하는 하나의 힘이고, 그리고 나에게 살아야 할 이유는 그것밖에 없어. 남의 목숨 만큼 지독하게 오늘을 살지. 너를 먹음으로 해서 나는 살아있게 되는거야. 그것이 나를 살리는거야.

나는 그저 살기위해 존재하는 목숨이야. .살아남을때까지 살아남아서 그리고 끝내는 살아남아서 존재하게 되는, 그런 어떤 것이야. 그것으로 나는 존재하고, 존재해서 나는 가치를 가지게 되지. 그저 존재함으로써. 그저 살아남음으로써. 그저 있음으로 해서 나는 살아있게 되는거지. 그리고 그 삶이란 나에겐 먹는 것으로 해서 주어지고. 그걸 알겠어? 그걸 안다면, 당신은 나를 비웃어서는 안돼."

소년에게 이름을 주고 생명을 부여한 마녀.
혐오와 뒤틀린 공포와, 침묵.
눈을 감아버린 사랑. 돌아보지 않는.

the Witch


"먹는게 먹힐 수 있는 건 당연하지."

소년은 말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었다. 적잖은 시간 동안 그는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할 말을 고르지는 못했는지 말은 중간중간 머뭇거렸다.

"이해하기 쉽지는 않을거야. 당신은 잡아먹어보지는 않았으니까. 내가 말하는 것은 보통은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서, 음, 정말 길어서 당신의 생각으로는 인지할 수 없는 그런 아주 오랜 시간동안 돌아가는 그런, 음, 과정? 순환? 그런거지. 당신이 먹는 것에게 당신은 언젠가 먹이가 되어줘야 해. 당신은 살아있는 동안 그것을 알수 없겠지만, 그게 나에게는 매 순간이야. 그런 순환이 당신들이 보기에는 너무 빠른,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나버리는거야.

인간보다는 동물에 가까울 지 몰라. 우리의 삶이라는 것은. 사냥을 할 때는 어떤 동물이라도 먹을 것, 먹잇감? 그래, 먹잇감에게 죽임당할 수 있어. 목숨을 얻기 위해서 사냥을 할 때에는 반드시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라는거야 . 그건 사실은 당신들도 마찬가지지만 당신들은 직접 손으로 먹잇감을 쥘 일이 별로 없겠지. 그래서 당신들은 우리를 이해할 수 없는거야. 나는 내가 언제 죽어야 하노라고 정해둔 적이 없어. 그런 점에서 당신들은 우리와 달라. 당신들에게는 수명이 있지. 우리에게는 목숨이 있고. 그런 아주 작은 차이가 당신들과 우리들을 갈라놓은거야."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은 훨씬 격정적인.
넘쳐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서 그 안에 가두어버린.
그래서 언제나 냉정하게 타인을 외면하지만
언제나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싶어하고.
살짝 내리 깐 눈은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은 듯 하지만
제대로 들여다 보면 아마 놀라게 될거야.
아주, 깨어지기 쉬운 눈동자를 한 소년.
입을 여는 데에도 신중하지만 내뱉는 말들도 시간을 들여 골라낸 것들.
그 말들에서 얼핏얼핏 드러나는 정체와 정의에 대한 불안들.
그의 누이는 무엇에도 집착을 두지 않는 성격이지만,
그래서 두려워하는 것도 없지만
소년은 정말이지 성실해서 쉽게 집착하고 쉽게 두려워하지.
누이는 동경의 대상이되 지표가 되지는 않을테고,
하지만 그가 자랄 때 까지 그를 감싸안는 막이 될테지.
언젠가는 제대로 된 어른이 될, 그런 소년.
그 전에 제대로 한번 깨지게 될 테지만 그는 충분히 그걸 수습할 수 있으니까.
the Boy


"죽은 것을 먹고 사는 놈들에게서 시체 비린내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 깨끗한 척 하지 마라, 너도 역겨워."
the Tra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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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기호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