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어느 한낮에 그림자없는 몽상가

햇살이 노곤한 날에는 빨래를 널고 낮잠을 잔다. 빨래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꾸벅꾸벅 베개를 안고 잠드는 것이 즐거움이다. 막연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을 즐긴다. 햇살에 반짝이는 유리창과 유난히 싱싱한 초록 잎사귀와 가끔 한번씩 불어오는 어제와 다르게 따뜻한 바람이 조금씩 조금씩 나를 재운다. 아득한 시간 속, 습관처럼 그녀를 생각하면서 설핏한 잠에 빠진다.

주어진 빈 시간을 그녀 생각으로 가득 채우던 시간들이 있었다. 감당못할 만큼 벅찬 마음을 겨우 끌어안고 허덕이면서, 도무지 어떻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 생각을 잊을 수 있을 만큼 안절부절 못하면서 할일을 찾고 그러다가 또 문득 다시 그녀가 생각나면 그 모든 것들을 팽개치고 마음 속을 배회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녀를 생각하느라 지칠만큼 자신을 안달하게 내버려두었던 날들이 있었다. 만나는 모든 것들에서 그녀를 생각하는 자신에게 짜증을 내던 날들이 있었다. 내 것인데도 감당할 수 없는 마음을, 죽이거나 죽어서 그치고 싶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있었다. 아름다운 것들은 아름다워서 그녀가 생각나고, 외로운 것들은 외로워서 그녀가 생각나는 바람에 한 순간도 자신을 쉬게 하지 않고 그녀를 생각하게 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들어주던 그녀가 있었다. 자신에 대한 마음을 한 순간도 눈 돌리지 않고 조용하게 들어주던 그녀가 있었다. 눈물이, 나도 모르게 쏟아져서 정말 보기에 안좋은 광경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하염없이 소리도 없이 눈물이 쏟아지던 날에도 말갛게 그 자리에서 그것을 지켜봐준 그녀가 있었다. 조금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거기에 있던 그녀가 있었다.

그 모든 벅찬 감정들이 습관처럼 배어서 그저 숨쉬는 것처럼 그녀를 사랑하는 내가 있었다. 이상하지도 낯설지도 않게 그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그녀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내가 있었다. 기쁘게 해주고 싶다,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사랑해주고 싶다.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외롭지 않다고, 당신이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끊임없이 말해주고 싶은 내가 있었다. 아름다운 것들은 아름다움으로, 외로움은 외로움으로 기억하여 고스란히 당신에게 건네주고 싶은 내가 있었다.

그러므로 이런 날은 잠이 드는것이 좋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당신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 싶어지는 날에는. 그 모든 눈물을 듣고도 앉아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았던 당신을 생각하게 되는 날에는. 모든 것이 나쁜 꿈인 것처럼 잊고 깨어난 후에는 더 열심히 당신을 사랑하고자 하여. 아프고 슬퍼지는 마음을 어떻게든 보듬어주고 아름다운 것들의 아름다움에 푹 취하여 당신에게 더 따뜻하게 전해주고자 하여.

그리고 당신이 부르는 목소리에 일어나기 위하여. 저녁나절 배고픈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 나를 깨우는 그 순간에 그냥 다 잊고 배시시 웃으려고. 따뜻한 밥 한 숟갈 뜨는 당신 보면서 조금이나마 더 행복하려고.


애절 100제의 모든 글은 같은 두사람에 대해 쓰고있습니다.
글이 워낙 단편적이라서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굳이 설명을 붙여봅니다.

지난번도 그렇지만 유난 주제하고 관련없어보이는 글입니다.
수련이 더 필요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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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사람의 낯선 영정 앞에서 향을 사르고 돌아앉아 그 얼굴을 닮은 사람과 짧게 인사를 나누고 익숙한 떠들썩함에 잠시 몸을 맡긴다. 권하는 술들을 말없이 받아마시고 산 사람들의 울적과 죽은 사람의 더 이상 있지 않음의 무게에 잠시 짓눌리다가도 문득 그 떠들썩함에 잠시 예리하게 깨어나게 되면 그 냄새에 주의를 기울인다. 장례식장을 장식하는 꽃들의 진한 향기가 조금씩 생각을 빼앗아간다. 술과 함께 마시는 향냄새와 흰 꽃들의 독스러운 향기가 몸 속에 조금씩 잠기는 느낌이다.

내가 죽으면 누가 저 꽃을 가져다줄까, 하는 생각은 부질없는 것이다. 이미 죽은 후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꽃을 가져오는 사람이 누구라도. 꽃을 보내왔던 모두에게 자신의 죽음은 저 화려한 꽃다발로 관을 치장할 만큼만 놀라운 사건일것이고, 그 이후로는 슬픔이든 무관심이든 모두들 오래된 습관처럼 이쪽의 부재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겠지. 어떤 사랑이 그랬던 것처럼, 어떤 이별이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만 누구에게는 영원히 존재하는 텅빈 구멍으로 남는 그런 부재가 되겠지. 도무지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겠지.

저 꽃의 꽃말이 순결이라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저만큼 장례식장에 어울리는 꽃이 있을까. 청초한 백색의 꽃 속에 화려하고, 오만하고, 그리고 존재감을 지울 수 없는 향기를 품은 저것이. 누군가에게는 도무지 잊을 수 없는 불쾌한 존재감을 남기는 저 꽃이 죽음만큼 어울리는 곳이 또 있을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도 자신이 여기 있음을 주장하는 그것은 끊임없이 부재를 상기시키는 이 인위적인 시끌벅적함과 닮았다.

머리가 아프다. 지독하게. 조심스럽게 사죄의 인사를 남기고 일어서는 내 자리는 조금 후에는 다른 사람으로 채워질 것이다.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사람앞에서 내 예민한 투정이 무슨 의미일까. 그가 짊어질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이고지고 살아야 하는 나로 돌아갈 시간. 짧은 전화통화 끝에 빼어 무는 담배연기로 묵은 상념을 털어내어본다. 소매 끝에 배어온 그 독스러운 꽃내가 잠시 다시 죽음을 상기시킨다.

도무지, 잊을 수가 없는, 죽음과는 다른, 내 안의 부재를, 상기시킨다.

감정만을 우그러뜨려서 써본 오늘의 짧은 이야기.
덕분에 글로의 짜임새가 아주 좋지는 않군요.
글은 이렇게 썼지만 장례식장은 시끄러운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도무지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게 되어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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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은근히 뭐 마실때 새끼손가락 세우더라.

어, 정말. 뭐야, 왜 이러지?

왜 그 드는듯 마는듯 해서 손가락이 떠있어. 처음 봤을땐 좀 웃었지.

그걸 왜 지금 얘기해. 진작 말해주지.

그게 좀 재밌잖아. 전혀 안 그럴것 같이 생겨서는.

전혀 안 그럴 것 같이 생겼다는 뭐야. 와, 근데 이거 완전 창피해.

하지만 남자가 요리도 잘 하고 손이 야무져서. 어울리기도 해. 응, 딱 너같아.

그 표현 왠지 마음에 안들어.

아니야 딱 너같아, 그냥 그 표나는 듯 안 나는듯 예민한 부분이. 좋은 점이지.

그런게 좋아?

그래서 좀 좋아.

한 줄씩 교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누가 누구인지 알아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동안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너무 정신없이 변해서
나는 그 모든것에 소외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그 모든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에게
오히려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빠르든 늦든 변해가고 있습니다.
나 또한 변해가려고 합니다.
바뀌는 상황을 원망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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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집중하고 있을 때 옆 얼굴이 참 좋은 것 같아."

"그렇게 말해줘도 나는 못 보니까."

"뭐랄까, 점차 생각 속에서 다른 것들을 배제해 가는게 눈에 보이거든. 조금씩 안으로 잠겨드는 그 느낌이 좋은 것 같아."

"점차 싸늘해지는 그 느낌이?"

"그래서 안으로 점점 뜨거워지는 그 느낌이."

"모르겠어, 난."

"나는 좋아해."


좋은 소재라는 생각은 들지만
지금까지의 맥락에서는 왠지 넘기기가 힘든 주제라 대충.
일주일에 하나씩 쓰자는 생각도 했고 말입니다.

어영부영 또 시험기간이라
여러가지로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마무리짓지 못하는게 싫군요..
일단 쓰던 글이나 마저 쓰도록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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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취한 것 같지 않아 보이는, 그러나 흠뻑 취한 그녀를 부축하여 돌아오는 밤은 유난히 조용해서 길거리에 딱딱 부딪치는 그녀의 하이힐 굽 소리가 멀리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부연 달이 흐린 빛을 던지는 것이 시야의 한 구석에 들어온다. 어린아이처럼 굳이 혼자서 발걸음을 떼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걷는 밤이라 평소보다 가슴이 뛴다. 그녀가 작게 속삭이는 소리에도 놀라서 펄쩍 뛸 만큼.

네가 나를 나쁘게 만들고 있어.

술에 잠긴 불분명한 목소리가 나직한 달빛에 젖어 속삭인다.

네가 없으면 나는 그저 혼자 슬퍼하면 될텐데. 네가 있어서 자꾸 너를 상처입히게 해.

하나도 취한 것 같지 않아 보이는, 그러나 슬픔에 흠뻑 젖은 목소리가 속삭인다. 조금씩 몽롱하게 눈물에 젖어가는 목소리가. 처음으로 자신의 슬픔을 말하고 아픔을 말하고 나에 대한 감정을 말한다.

있잖아, 자꾸 나를 상처입혀도 돼. 당신이니까.

이어지는 생각은 말로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를 생각할 때 마다 어쩔 수 없이 나를 생각하면 돼. 그에 대한 감정이 깊어질 수록 더 많이 나에게 미안해 하면 돼. 죽어도 그를 잊을 수 없게 되면 나도 잊을 수 없도록, 자꾸 나를 상처입혀서 계속 미안해하면 돼. 그 동안 내내 나만이 그 모든 것들을 보고 보듬어 안을 수 있도록, 내 앞에서만 약해지고 나에게만 악랄해지면 돼.

제발 나만 보고 울어줘.

그녀의 상처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지독하게 이기적인 소원을 달에게 떠밀어본다. 그녀가 천지간에 아무도 없이 외롭도록, 그래서 더 이상 나에게서 멀어지지 않도록.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뿐. 그것으로 밖에 이 거리를 좁힐 수 없는 이 가엾은 짐승을 위한 작은 기원을, 달에게 보내어본다. 안개인지 모를 무언가로 뿌연 달을 보면서 한없이 기도한다.

일주일에 하나씩은 써야지하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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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 있었던 때는 아니었다. 여럿이 함께 있지만 갑작스럽게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부드러운 침묵으로 고요를 더하는 그런 때가 가끔 있었다. 그럴 때를 틈타 잠시 바삭거릴 것 같은 셔츠의 깃이나 삐뚜름하게 기울어져 있는 구두끈의 리본 끝, 잠시 내려놓은 커피잔의 얼룩이나 서류를 집는 손 끝을 잠시 들여다본다. 마치 우연인 것처럼, 스쳐 지나가는 시선처럼 무심하게. 사실은 의식적으로 시선을 돌리는 때가 더 많았지만 그런 조용한,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의 내부로 침잠하는 순간을 틈타서 가끔씩 그렇게 스치듯이 시선을 던지고 덤덤하게 거둬들였다.

마음은 액체로 되어있다고, 넘쳐난다고 말했던게 누구일까. 그렇게 스치듯 살피는 순간에 심장은 쥐어짜듯이 펄쩍 뛰어오르고 순식간에 울어버릴 것 같은, 넘치는 마음에 질식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불쑥 아무 말이나 내뱉어 버릴 것 같은, 그 달콤 쌉싸름한 감정에 취해서 무너져버릴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후회하게 될 행동을 해 버릴 것 같은 알싸한 취기. 사랑은 아니라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탐닉하는 듯한 감정이라고 자신을 타이르는 동안에도 서서히 넘쳐나는 마음이 있었다. 내 것이 아닌 마음을 가지고 싶다고 잠시잠깐 생각하는 날이 있었다.

그 날처럼.

해가 유난히도 맑았던 어느 날, 하늘에는 잔잔한 구름이 드리우고 열어둔 창 너머로 한적하게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모두들 고즈넉한 기분에 설핏 마음이 부풀어 일찍 퇴근하자고 말했다. 하나 둘 자리를 빠져나가고 어둑해지는 방 안에서 보았다. 한낮의 해가 기울어지는 순간, 맑은 해가 순식간에 붉게 타오르면서 주변의 구름을 말갛게 적셔들이는 모양을. 그와 둘이서. 참 예쁘다고, 그가 말했다. 그 말이 나에게 주어진것처럼 순식간에 마음이 일렁였다.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어서 무언가를 말할 것도 같아서 속으로 지긋이 입술을 물었다. 울어버리고 싶어, 울어버릴 것 같아서 마음이 술렁인다.

그 때 말해버렸으면, 무언가가 달라졌을까.

네, 그래요. 라고 내가 대답했다.

삶은 힘겨운 노역이고 시험의 연속입니다.
오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오덕냄새를 풍기며 순정만화나 읽으며 주말을 보내는
기호군 (25세, 모종의 이유로 아직도 여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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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은 약간 넉넉하게 두르는 것이 좋다. 불은 약간 센 듯하게 하는 것이 조리를 빨리 끝낼 수 있는 비결이다. 기름을 두르면서 다진 마늘을 두스푼 넣으면 기름 전체에 마늘맛이 배어서 좋다. 마늘이 익어가기 시작할 즈음에 잘게 다진 양파를 넣는다. 양파가 반쯤 투명해졌을 때 당근과 버섯을 넣는다. 이 쯤에 양파와 당근과 버섯을 젖히고 한가운데에다가 계란을 부치는 것이 좋다. 계란은 부치면서 잘 끊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든다.

뒤집개의 플라스틱 손잡이가 녹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뒤집개를 후라이팬 위에 방치하고 간장과 설탕과 물과 고춧가루와 후추와 참기름을 내키는대로 섞어서 양념을 만든다. 양념은 약간 물이 많은 듯 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재료들이 잠기도록 양념을 붓고 다시 졸아들도록 들들 볶는다.

재료들이 제대로 변색되면 밥을 넣는다. 밥은 비비듯이 볶아주는 것이 좋다. 이 때 쪽파가 있다면 쪽파를 잘게 썰어서 마지막단계에 투입한다. 다시 모든 재료가 골고루 섞이면서도 후라이팬에서 넘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재료들을 볶아준다. 누룽지가 좋다면 약간 느긋한 마음으로 뒤집개로 밥을 꾹꾹 눌러주면서 기다려줘야 한다. 자, 볶음밥 완성.

둘이 먹다가 하나 죽는다는 말이 딱 맞지, 그렇지.

응, 아주 맛있어. 정말로.

레시피는 거의 오리지널에 가깝습니다. 집에 밥만 남았을 때 가끔 해먹습니다.
여자 둘이 밥 세사발을 먹어치우게 하는 비정한 요리입니다. 찹찹찹.

일상을 일상적인 말투로 쓰는 것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저 육덕진 요리도 좀 말갛게 보인다면 좋겠습니다.

제 블로그의 방문자 숫자에는 묘한 마법같은게 있는지
지난번 그 글을 올리고 나서 한자릿수대로 격감....
남들이 보러올만한 글을 자주자주 쓰겠다는 것이 최근의 야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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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가져요."
뭘 줘야할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다가 불쑥 내민 것이 그 화분이었다.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그 사람의 책상 앞에 있었던 것이다. 그냥 있어도 존재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그런 장식 중의 하나. 팀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파일들, 자질구레한 소품들을 전부 작은 상자속에 담으면서 사람들이 달라는 것을 하나씩 집어 주다가 문득 아무것도 달라고 하지 않은 나에게 머쓱한듯이 넘겨주었다. 누구한테 받았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그저 화분이었다.

됐다고 말하기가 어색한 시점까지 주저했다가 결국 손을 내밀어서 화분을 받았다. 고맙다는 말은 입 안을 구르다가 다른 사람들의 더 큰 말소리에 눌려 지워져버리고 말았다. 버릇처럼 고개만 숙이는 내 정수리를 잠깐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서 웃음지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인사에 화답한다.

그러니까 그 화분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이직하는 날, 가지고 가기도 힘들어서 그 자리에 있던 누구에게 주어도 좋았을 그런 것. 그것을 조심스럽게 집에 가지고 돌아오는 날에, 작은 빨간 물뿌리개를 샀다. 꽃가게에서는 물을 주는 법도 물어보았다. 흙이 말랐을 때, 흙이 젖을 정도로만. 그것도 왠지 적당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빨간 물뿌리개로 물을 주면서 조금씩 흙이 젖어들어가는 것을 바라본다.

그 날의 기억은 이렇게 꿈처럼 아득한데 그 화분은 이제 깨져버렸다. 단지 그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깨져버렸을 뿐이라고. 돌아서려는 그 순간에 다급하게 치우지 말라고 당부하면서도 그것 뿐이라고. 단지 화분일 뿐이라고.

포츈쿠키를 달아봤습니다.
오늘의 저는 뜨거운 휴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전자파가 차단되는 전기장판을 2단으로 돌려놓고 숙면을 취할 예정입니다.
스위트,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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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아끼는 화분이 깨져버렸기 때문에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침의 분주한 시간 속에서 지갑을 집어올리던 손이 전선에 걸리는 바람에 그 중간에 걸려있던 화분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순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손에 감싸일만한 크기의 작고 하얀 도자기 화분에 새파란 녹색 식물이 보기좋은 그 작은 화분은 파삭 소리를 내면서 한 귀퉁이가 깨져버리고 말았다. 도무지 다시 메워볼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을 서늘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지갑을 들어 핸드백에 넣고 현관을 나섰다.

다녀올께.

여느 날이면 사각이는 인사를 남기고 그대로 떠났을 그녀가 돌아보지 않고 작게 속삭인다.

치우지 마.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작은 파란 이파리들을 쓰다듬어본다. 이제는 그녀의 화분이라고 불러야 옳을 그것은 언젠가 그의 화분이었다고 했다. 충동적으로 달라고 졸랐을 때 선뜻 내어주었다고 했던 그것은 그에게는 어떤 의미도 없는 그저 작은 선심이었을 테지만 그녀에게는 그가 준 화분이 되었고, 이제 그녀가 깨어버리고도 버리지 못하는 기억의 파편이 되었다.

바보처럼 다시 이파리를 쓰다듬는다. 이제, 장식도 되지 못하는 그것들은 남아있는 그 자리에서 말라서 비틀어져 갈 것이다. 애초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 끝내 치우지 못하고 남아서 조용히 시들어간다. 그녀가 끝내 부인하는 이름을 끌어다가 그 감정에 입혀본다. 아마도, 연정. 그녀 자신이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내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그 차고 굳은 것이 연정이라고.

어쩌면 사랑이었을 그것들을 끝내 부인하여 돌아서게 한 그녀가 그 화분을 버리지 말라고 속삭인다. 이미 멀어져버렸을 그 거리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남긴 자취를 더듬어 헤집는다. 오늘 밤은 아마 술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저 조용히 멀어저 버린 애정의 파편을 쓰다듬을 그녀를 위하여. 그리고 밤새 그녀와 침묵해야 할 나를 위하여.

어떤 기억 하나를 건져서 써봅니다.
그 외에는 오늘은 노코멘트.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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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한테만 가르쳐줄께, 거기가 지금 내 하늘이야."

그 넓은 하늘을 금을 그어서 가두는 것은 무척 머쓱한 일이라고 그가 말했다. 게다가 아무도 그의 소유권을 인정해주지 않을것이 뻔해서 아무에게도 얘기해주고 싶지 않았다고. 고등학교때 창가에 바짝 붙어 앉으면 맞은편 건물의 꼭대기 너머에 작게 보이는 삼각형 모양의 손바닥 만한 하늘을 처음으로 '소유'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그곳에 자기 자신만을 위한 하늘을 가두어두었다고 나에게만 살짝 말해주었다. 그것은 아직 두 사람을 위한 일상이 자리잡지 않았던 시기에 처음으로 그가 그녀를 당신이라고 불렀던 날의 기억이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그의 하늘은 그답다고 해야 할만한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가파른 계단을 숨가쁘게 올라서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들면 하늘이 눈 안으로 가득 뛰어드는 풍경이라고 했다. 사람이 없다면 다른 어떤 것도 눈에 거칠 것없이 오로지 네모난 틀의 구석까지 하늘만이 그득해지는 광경이라고 말한다. 계단의 높은 꼭대기는 그 하늘 위로 들어서는 입구 같아서 별로 익숙하지 않은 옛 이야기를 떠올린다고 한다.

"야곱의 사닥다리인가, 그런 얘기가 떠오르는거야. 천천히 하늘로 걸어들어가는거지."
"좋을 것 같은데."
"거기서 하늘을 보면서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내 하늘이야."

그것을 그녀에게만 살짝 보여주겠다고 그가 말했다. 그의 소유로 되어있다는 비밀스런 하늘로의 초대는 낯선 설렘을 가지고 있었다. 잊어버린 기억을 뒤적이고 있는 기분이다. 마치 어린 시절에 생일파티에의 초대를 받은 날 같은 기분. 누군가에게 아주 특별한 가치를 가지는 손님으로 그의 집 현관에서 깨끗한 옷을 입고 초조하게 벨을 누르는 기분.

지하철 입구를 나서면서 그녀는 잠시 그때의 기분을 떠올린다. 그의 하늘에 들어서는 입구인 마지막 계단을 일과처럼 딛으면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늘 그의 하늘은 쾌청하다. 한조각 구름도 새하얗게 빛나서 아름답다. 그가 허락한 아주 잠시간의 초대에, 약간 설레고 초조한 마음으로 몸을 담근다. 물들어버릴 것 같은 푸름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그와 그녀의 일상에 대해서 쓰고 있습니다.
아마 주제 몇개는 계속 이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상이 일렁이듯 설레이는 느낌을 섬세하게 하나하나 기술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이 잘 전해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칠월을 무척 무료하게 보냈습니다.
팔월은 글을 하나 매듭지을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은 푸딩을 만들다가 그릇 하나를 엎는 바람에
주방을 계란비린내의 도가니로 빠트렸습니다.
기호군은 어머니의 노여운 한숨덕분에 저녁식사할 식욕을 잃고 마는데...(다음 시간에 계속)
푸딩은 저주받은 음식입니다. 마가 끼었어요.
그럼에도 맛있어서 또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게 최악의 공포....
그냥 사다 먹어야겠습니다. 어머니 말대로 그게 싸게 먹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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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복숭아 통조림은 병실에서만 먹는건줄 알았어.

익숙하지 않은 캔따개로 복숭아 통조림을 따느라 악전고투하는 나를 턱을 괴고 바라보다가 문득 그녀가 말했다. 위험한 칼질 끝에 복숭아 통조림에 과도를 박아넣자마자 찬장 구석에서 그녀가 찾아온 캔따개는 나를 좌절하게 했지만 그것을 사용한다는 것에서 더 큰 절망감이 느껴졌다. 오늘 안으로 복숭아를 먹을 수 있을까.

왠지 일상적으로 접하기는 힘들지, 비싸지도 않은데.

그래서 식구들 중에 누가 병원에 입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어. 어릴적에.

복숭아로 치자면 불행이지만 식구들로 치자면 다행이라 그 이후 병실에서 복숭아를 먹을 일은 없었다고 그녀가 마저 이야기했다. 복숭아 통조림의 뚜껑이 톱니처럼 삐죽삐죽한 형태로 튿어지고 있었다. 언제 썼는지도 모를 구식 캔따개는 한번의 흠집을 내는 것도 어려웠다.

오랫만이네, 통조림.

응, 복숭아는 먹고 설탕물로는 탕수 소스 만들어서 어디다 부어먹자.

맛있겠다. 탕수육 먹자, 탕수육.

사실 파인애플이 좋은데 복숭아밖에 없으니까.

드디어 캔이 열리고 살찐 복숭아들이 매끈한 등을 드러냈다. 반쪽짜리 복숭아가 네개, 두개씩 밥공기에 담아서 밥숟가락을 들고 그 매끈매끈한 복숭아를 한입씩 떠먹기로 했다. 서늘하게 식은 달콤한 복숭아에서는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희미하게 병실에 있는 기분이 났다. 제대로 방문해 본 적도 없는 병실의 기억이 통조림 안에 있다. 아주 어릴적에 방문했던 병실은 밝고, 사람으로 가득하고, 묘한 침대가 있었던 것으로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저 인상으로만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을 떠먹는 기분이 든다.

그냥 병실에 안 가도 복숭아를 먹는게 좋지.

무슨 말이야?

아니, 안 아프고 복숭아를 먹는 편이 훨씬 낫잖아.

근데 아프지 않으면 잘 안 사줬다니까, 엄마가.

애초에 소설을 쓰고 있는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요즘 이쪽에 전력투구하게 되는 것 같아서 그 균형을 맞추는 중입니다.
정식으로 쓰자 하면 잘 써지지 않는 이런저런 것들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요즘 주력하는 것은 감정 표현을 절제하는 것. 습관이 잘 바뀌지는 않는군요.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집도 아프지 않으면 복숭아 통조림을 잘 안 사주십니다.
살찌니까....
그래서 보통 동생과 작당하고 이마트에서 사오고 있습니다.
지난번엔 케이크 만들려고 사온 후르츠 칵테일을 혼자 신들린듯 먹어치웠습니다.

최근의 근황이라고 하면 마리미떼를 보면서 울고, 수다쟁이 아마데우스를 보면서 울고,
기타 여러가지를 보면서 울면서
동생한테 정신 나간것 같다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치코님께서 그렇게 힘들어하시는데! 동생으로써....이하 자숙)
오세암같은 것은 보고 울다 지쳐 잠이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절대로 다시 안봅니다.
방학이라고 집을 안 나가니까 점점 폐인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내일은 동생과 야심차게 슈크림을 먹으러 백화점에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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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만 하면 세상이 달라질거라고 믿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없는 얘기지만, 나는 고등학교 졸업이 구원인 것 처럼 그날을 기다렸다. 학교생활은 좋게 말하자면 편하지 않았고, 사실대로 말하자면 끔찍했다. 획일화된 규범을 강요하는 가르침과 물밑에서 파벌을 나누어 치열하게 서로를 험담하는 학생들, 뭘 어떻게 열심히 해도 고만고만한 성적과 항상 그 이상을 바라는 부모님들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묵묵히 공부하는 척 하는 것이 나의 일상이었다. 모든 집단은 자신들만의 규율을 나에게 강요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것이 나의 기대였다.

습관처럼 아침을 먹고 세수를 하고 교복을 걸치고 가방을 메고 구두를 신고 등교하는 아침은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시간이라, 걸어가는 나는 도시에 내리는 안개에 가끔 푹 뒤집어 씌이기도 했다. 잠에 취한 눈으로 그저 묵묵히 앞을 보면서 걸어가면 주변을 함께 걸어가는 친구들은 그저 윤곽만 희미한 덩어리로 보이곤 했다.

이전까지 즐겨왔던 일이며 인격이며 취향을 모두 부정당한 채로 모이를 쪼는 닭처럼 책상에 감금되어 문제 하나를 더 주워먹고 소화하는 것이 유일한 일과인 일상은 오늘도 내일도 별 다를 것 없었기 때문에 무서웠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조용해지는 교실은 옆자리의 친구에게 지우개를 빌려달라는 말을 하기도 벅찼다. 조용히, 탈색한 듯이 빛깔을 잃고 내 안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남에게는 하고 싶지 않았던 이런 얘기들을 타인에게 웃으면서 떠들어댄 것은 내가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였다. 파벌, 이라고 해야할까 함께 밥 먹는 그룹을 이탈하여 다른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기 시작한 그녀는 죄책감인지 뭔지 우리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그들과 함께 속삭이고 비웃는 일에 누구보다도 열심이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비밀들과 취향들, 꿈들은 그녀의 입으로 남들 앞에 튀어나와 만신창이가 되었다. 여름방학 무렵,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상대방의 머리카락을 한줌씩 쥐고는 교무실로 불려가서도 튿어진 입술을 꽉 다물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먼저 울면서 선생님에게 나의 잘못을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선생님이 그것을 긍정하여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면서, 속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얼룩같은 것이 싸아하게 번지는 것을 느꼈다. 너희들은 너희들이 만든 기준과 편견에 맞춰 춤을 춰라, 나는 내 기준으로 너희를 마음껏 비웃을테니. 상처입은 마음을 표독한 자존심으로 감싸면서 속으로 속삭였다. 이후 하루종일 무릎을 꿇고 교무실에서 맞은편 벽을 노려보면서, 오후에 일을 마치고 달려온 어머니의 꾸짖음과 한탄과 비굴한 사죄를 들으면서 그 얼룩은 점차 그득해져서 토할 것만 같았다.

결국, 아무도 내 얘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긍정하고 꾸짖은 것은 겉으로 드러난 사실일 뿐이다. 차마 나를 비웃었기 때문에 싸웠다고는 절대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내 고통이니까, 그렇게 말하면 또다시 그것을 비웃고 아무도 그런 것 때문에 싸우지 않는다고 말할테니까,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말하지 않는 것을 알아줄 사람은, 내 주위엔 없었다.

새장속에서 자라기 위해서 날개깃을 잘린 새 같다고 생각했다. 새장속은 너무 답답하고 그리고 외롭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 새장을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누군가에 의해 칸칸히 줄눈을 그어서 가두어 진 것 같은 고역스러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이 모든 것을 말하고, 너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위로받고 싶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부질없는 소망이라고 자신을 비웃었다.

새장에 잠겨 있는 새는 새장의 문이 안에서 열린다는 것을 모른다. 나는 졸업을 계기로 그 새장의 문이 활짝 열리리라고 기대했었지만 지금은 안다. 여전히 타인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는, 오늘도 이렇게 타인을 상처입혀서 새장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이 안에 있으면 상처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 마음을 보여주지 않으면 타인의 마음을 받지 않아도 된다.

새장의 눈금마저도 세상의 풍경처럼 여기면서, 내 멋대로 재단한 세계를 매일같이 내 안에 새겨서 외로움을 짙게 한다. 나는 외로운 편이 좋다. 다시 상처받고 싶지 않다.


오늘은 그녀의 시점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녀와 저의 외로움은 조금 다른 편입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체육이라든가 운동이라든가 땡땡이 등을 하지 않고 한달에 두번은 통닭을 시켜먹으며
비교적 평범한 학교 생활을 했다고 자부하는 터라 교실에서 이종격투기를 선보인 적은 없어도
왠지 수험생이 되면 여고생들은 신경이 굉장히 날카롭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두번정도는 복도에서 머리를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게 꽤 무섭습니다.
뭐랄까, 남자들이 싸우는 것과는 달리 서로 눈에 보이는 형태로
악의를 주고 받는 것 같아서 섬뜩합니다.

역시 너무 노말하게 보냈던 탓인지 아쉬움이 남아서
아직도 가끔 고등학생이 되는 꿈을 꿉니다.
좀 더 그 때 즐길 수 있는 것을 즐겼어야 하지 않았나 싶어서 아쉬워집니다.
마치 그 시절에 마음을 하나쯤 매듭지어놓은 것 같이 더듬어보면 가슴에 응어리져있지요.

하지만, 절대로 다시 수능을 보고 싶지는 않아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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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날 점심에는 짜장면을 먹기로 되어있었다. 친구 하나가 사진기를 들고 조심스럽게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 짜장면은 싫다고, 짬뽕을 먹자고 했더니 어머니는 유별나게 굴지 말라면서 등 언저리를 세게 쳤다. 어쩔 수 없이 짜장면을 먹어야 할 것 같다. 친구가 돌려준 카메라에 찍힌 방금 전의 사진에서 그는 언제나처럼 약간 졸린듯한, 미간에 주름이 잡힌 표정이었다.

아버지는 오지 않았다. 일이 바쁘다고 했다. 어머니는 꽃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들고 돌아다니라고 말했다. 그의 졸업과 바꾸어 수험생이 되는 여동생은 저녁에 가야하는 학원의 목록을 짜증스럽게 중얼거리면서 먼저 졸업하게 된 그를 원망했다. 친구들은 저녁에 약속한 장소에서 만나자고 어깨를 치고 달려가버렸다.

교실에서 받은 봉투에는 상장도 없이 딸랑 졸업증서 하나가 들어있었다. 몸살을 핑계로 두어번 결석했더니 정근상도 주지 않았다. 담임은 홀로 지방의 그저그런 대학에 진학한 그의 손을 잡고 두어번 흔들면서 그저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사십명에게 모두 그런식으로 두어번의 주억거림과 축하를 고르게 나누어주고, 담임은 또다시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하고, 그저 할말이 없는 듯 고개를 두어번 돌려서 반 아이들을 둘러보다가 이런저런 말을 건넸지만 이미 학생들은 듣고 있지 않았다.

이제 담임도 아닌데, 말 들을 필요 없잖아. 빨리 안 끝내나.

뒤에 앉아있던 친구 하나가 책상에 몸을 붙이면서 킬킬거리면서 말했다. 모든 것들이 막연하게 비현실적이었다. 지독하게 햇볕이 안 들던 창문과, 지분거리는 농담들이 지워도 지워도 새로 새겨지던 책상과, 매일같이 쓸어야 했지만 아무도 쓸지 않아서 발을 구를 때마다 먼지구름이 일어나는 바닥과, 그 모든 것들과 이제는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왠지 와닿지 않았다.

아마, 이제는 책상에 엎드려서 잠이 드는 일이 없겠지. 그것만은 왠지 알 것 같았다. 숨막히게 더운 여름날,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빗방울을 바라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재우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말들을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그 말을 자장가삼아 잠드는 날들이 이제는 없을것이라는 사실이 졸업이 주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여동생은 빨리 먹고 공부해야 한다고 투덜거렸다. 두어장의 사진을 더 찍은 후 가족들은 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손에 쥐어진 꽃다발을 다시 조심스럽게 옮겨 들고서 집으로 향한다. 꽃다발은 빨리 물에 담궈두어야 한다고 어머니가 말했다. 이미 집으로 향한 친구들이 보낸 문자가 저녁의 약속을 다시 확인한다.

오늘은 졸업식이다.

어제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지만. 내일과 다를 것 같지도 않지만.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이 주제는 두 사람의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나오고 앞으로 나올 '그'는 모두 '그'인 것이고 '그녀'는 '그녀'입니다.
생각만큼 잘 그들의 마음이 다 읽히지는 않지만 끝까지 써보려고 합니다.

그 본질이 불분명한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봉사를 하는 것인지, 봉사를 받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들과 만나는 순간의 외로움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주아주 지독하게, 외로워졌습니다.

나 자신이 타인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편이라 타인의 관심을 기대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도 사람을 만나면 자꾸, 그 바랄 수 없는 것을 기대하게 되어서
이렇게 주춤주춤하고 바보같은 얼굴로 웃는 척하게 되는겁니다.

아주 지독하게, 홀로이고 싶습니다.
내가 줄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 오리라는 기대를 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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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녹은 눈들은 이미 비가 되어 내리고 있었다. 구름덮인 하늘의 위로는 해가 떠오르고 있을 것이다. 착실하게 얼어붙은 눈을 녹이면서 구름들 위로 은색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묵묵하게 궤도의 정상을 오르고 있겠지. 마지막이 다시 떨어질 운명이라도.

눈 앞에 투명한 막을 씌운 것 같은 빗줄기는 그러나 기분나쁠 정도로 축축하지도 않았고 서늘하지도 않았다. 창틀 밖의 포장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누군가가 정교하게 마련해둔 악기를 두들기는 것 같다. 물에 잠긴 것 같은 회색의 도시 속에, 또다시 비가 내려서 이곳에도 계절이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그녀는 길게 숨을 마시고 길게 내뱉는다. 아주 어릴적부터 담배 연기는 익숙했다. 골초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집안 어디에서도 담배 연기의 냄새가 났었다. 운전석의 아버지가 피우는 담배는 뒷창을 열어두어도, 아니면 열어두었기 때문에, 달리는 차 안의 볼을 스치는 바람에서도 담배 냄새가 났었다. 아버지가 금연을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지금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은. 익숙한 환경에서 갑작스럽게 발을 빼는 것은 그녀의 아버지보다 그녀에게 더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젖은 담배연기는 안개같다.

습기찬 연기가 폐를 가득 채우고, 입천장을 먹먹하게 메우면서 다시 내쉬어진다. 물 속에 잠긴 것 같은 회색의 도시. 물 속에서 숨을 쉬기 위해서는 더 깊게 들이쉬고, 더 깊게 내쉴 필요가 있다. 뭍에서는 충분할 산소는, 여기에서는 너무 희박하므로.

필터만 남은 담배를 빗속에 떨어트리면서 무심하게 생각한다. 기다리는 것은 어떤 설렘을 가지게 한다. 이것은 아마 사랑이 아니다, 그저 기다리는 마음의 흔들림에 현혹될 뿐.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는다. 꽁초의 갯수만큼 흔들림을 비벼서 끄면서. 이런 어둠을 짊어지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저기서 우산을 쓰듯 말듯하고 달려오는 익숙한 그림자에 이렇게도 마음이 설레는데.

사랑이 아니다.

아니면, 사랑해서는 안된다.

몇개월동안 어떤 글도 올라오지 않았음에도 계속 찾아온 사람들에게 미안하여
휘갈기듯 써봅니다.
심심하면 쓰다말다하는 애절 100제의 네번째 글입니다.
신경써서 쓰려고 하면 더 잘 안 써지는 저주받은 주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대충대충 생각나면 가끔씩 써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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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쇼핑은 보통 계란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끔 의식적으로 계란 코너를 피해서 멀찍이 돌아가기도 하지만 끝내 계란의 마력에 끌리듯 돌아섰다. 손에 착 감기는 크기의 계란이 흡족할 정도로 묵직하고 손끝에 거칠거칠 걸리는 감촉을 가지고 있다면 그날의 쇼핑은 아주 완벽한 것이다. 설령, 그가 다른 무엇을 사러 왔다고 하더라도, 그의 카트에는 항상 계란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계란들은 때로 그가 쓰는 브랜드의 샴푸 위에 있기도 하고 그녀가 쓰는 브랜드의 칫솔 위에 있기도 했으며 그가 마시는 브랜드의 커피 위에 있기도 했고 그녀가 먹는 브랜드의 마요네즈 위에 있기도 했다.

게다가 그 '손에 착 감기는 크기'라는 것은 시시때때로 변했다. 손에 착 감기는 크기라는 것은 그 자신에게는 무척이나 명확한 기준이었으므로 다른 사람들은 물론,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런 일들에 철저히 무관심했기에 날이면 날마다 올라오는 계란들이 뒤집어쓰고 있던 껍질에 무지했지만 그들이 살고있는 아파트의 다른 사람들은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일마다 수북히 쌓여있는 수십 종류의 계란 포장 껍질을 보면서 잠시 의아함에 빠지곤 했다. 왜? 묻는다면 그가 대답할 것이다. 그것이 그날 손에 착 감기는 크기였다고.

삼월의 둘쨋주 월요일, 그날은 몹시 추웠다. 손이 곱을 정도로 추운 날씨였기 때문에 그의 손은 딱딱하게 얼어있었다. 그런 그에게 손에 착 감기는 크기의 계란이라는 것은 무척 큼직한 것이었다. 큼직한 계란의 따끈따끈한 숨결이 그를 안도하게 했다. 이 목숨이 없는 물건은, 그러나 살아있는 것이다. 그가 죽은 듯 보이는 껍질 속에서, 그러나 살고 있는 것처럼.

계산을 마치고 나서는 길에 눈이 내린다. 이미 봄에게 한켠 자리를 내준 것 처럼 잠시 물러났던 겨울이 잠시 모습을 비춘다. 아직 추운 날씨라지만 봄이라기에 입고 나왔던 얇은 옷들이 원망스럽다. 녹다 만 얼음처럼 추적추적 내리는 봄의 눈. 지난 겨울에는 표정을 잃은 차가운 겨울비가 도로를 적시고 얼리는 일이 더 많았다. 제 계절을 잃고 내리는 눈이라도 반갑다. 진눈깨비처럼 물러지는 눈이라도 그 서늘했던 겨울비보다야.

게다가 이번 겨울에는 눈을 맞으면서 걸어본 기억이 없었다.

그는 잠시의 망설임 끝에 우산을 접었다.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겨울이 잠시 되살아나는 순간이 그를 매료시켰다. 집으로 돌아가는 어깨 위에 질척한 눈이 쌓인다. 집에서는 네다섯정거장 떨어진 제법 먼 거리를 그렇게 걷는다.

그렇게 살아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죽은 것들은.
그것을 찾아 먼 길을 돌아오는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서.

손에 딱 맞는 크기의 계란은 황홀한 물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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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랗게 지는 밤이 방을 창백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하얗게 시든 뺨에 그녀의 눈물이 새파랗게 떨어졌다.

그냥, 밤이 죽어가는게 슬퍼서.

그런 재미없는 변명으로 나의 말문을 막아놓고 홀로 울고 있었다. 밤은 지고, 별도 지는데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밤이 지는 것을 슬퍼하며, 별이 지는 것을 슬퍼하며 밤처럼 낮으로 자신을 지워가며 울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이유를 물었지만 언제나처럼 그렇게 대답할 뿐.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지는 침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게 되면 언제나처럼 술을 권한다.

맥주?
응.

밤새 함께 비웠던 차가운 술들은 잊어버린 듯이 또다시 슬픈 술을 찾는다. 그녀는 항상 내 앞에서만 울었지만 함께 우는 것이 허락된 적은 없다. 그저 둘이 함께 앉아 밤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술을 마시는 것 뿐. 저물어가는 밤을 지새는 날이면 그녀는 흐느끼고 나는 조용히 곁에 있을 뿐.

하얀 연기가 파란 밤을 뚫고 붉은 새벽으로 천천히 스며간다.

새파란 밤이 죽은 자리를 조금씩 지워가던 아침햇살이 마침내 창문을 넘었다. 하얗게 시든 뺨에 차가운 눈물을 떨구던 그녀는 사라지고 구겨진 흰 셔츠 위로 볼이 빨간 그녀가 남는다. 반쯤 남은 맥주캔 위에 아직 반도 타지 않은 담배를 비벼 끄고 마지막 눈물을 닦는다. 그녀가 홀로 죽어가는 밤을 위해서 울어주던 시간은 끝났다.

바닥을 치는 물방울들의 소음과 잘 다려진 셔츠의 바스락거림. 아침은 언제나 비정할 정도로 철저하게 밤의 흔적을 지운다. 어느새 치워진 맥주캔들과 세탁기 속에 쑤셔넣어진 눈물젖은 셔츠. 아침이 밤을 지우듯 화장으로 얼굴을 지우고. 밤새 그녀를 흐느끼게 했던 슬픔은 잊은 듯이 무표정한 얼굴로 입술을 빨갛게 채우는 그녀가 있다.

아, 립스틱이 번졌다.

스타킹을 당겨 신은 발꿈치에 뾰족한 힐을 신기고 그제야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다녀올께.
다녀와.

열쇠들이 부딪치는 작은 소란 뒤에 구두굽이 바닥을 차는 소리. 그렇게 처음처럼, 혹은 어제처럼 그녀가 떠난 후에야 나의 하루가 시작한다. 시간에 맞춰 돌아가기 시작하는 라디오의 가수는 내일처럼 이름도 모르는 사람. 팬 위에서 비명을 지르는 계란은 어제와 비슷한 계란. 그리고 오늘처럼 여기에 있는 나.

흐트러진 옷가지를 정리하고 이불을 뒤척이던 중에 그녀가 남긴 흔적을 발견했다. 그렇게 집요하게 자신의 슬픔을 지우고도 끝내 지우지 못한 눈물자국. 새로 시작하는 아침에 슬퍼하던 그녀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은 어색하다. 하지만... 조금 기뻐서.

나는 처음처럼 자리에 앉아 그녀의 눈물 자국을 쓰다듬어본다.

차가운 밤이 죽어 남긴 따뜻한 흔적.


오로지 새파랗게 떨어지는 눈물에 대한 얘기가 쓰고싶어서
하지만 립스틱이 번졌다고 속삭이는 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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切な系100のお題 애절 100제  (0) 200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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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료된 주제에는 취소선을 긋습니다.

001. 淚 (눈물)
002. もしも許されるなら (만약 용서 받을 수 있다면)
003. 春の雪 (봄의 눈)
004. 雨 (비)
005. 卒業 (졸업)
006. 籠の鳥 (새장의 새)
007. 病室 (병실)
008. 天上の靑 (하늘 위의 푸름)
009. それぞれの道 (각자의 길)
010. 遠い記憶 (먼 기억)

011. この命と引き換えに (이 목숨과 바꾸어)
012. 夕陽 (석양)
013. ねがい (기원)
014. 橫顔 (옆 얼굴)
015. ゆびさき (손가락)

016. 白い花 (하얀 꽃)
017. 呼ぶ聲 (부르는 목소리)
018. 殺意 (살의)
019. 振り向かない背中 (돌아보지 않는 등)
020. 月光 (달빛)

021. まぼろし (환상)
022. いつか見た夢 (언젠가 보았던 꿈)
023. 世界の終わりに (세계의 끝에)
024. スケッチ (스케치)
025. 翼 (날개)
026. 拔け殼 (빈 껍질)
027. 瞳に映る (눈동자에 비치다)
028. 傷痕 (상흔)
029. 風のように (바람처럼)
030. フィルム (필름)

031. 深淵 (심연)
032. 抑壓 (억압)
033. きずな (인연)
034. 孤獨 (고독)
035. ともだち (친구)
036. まなざし (눈빛)
037. 光と影 (빛과 그림자)
038. 嫉妬 (질투)
039. ナイフ (나이프)
040. 嵐 (태풍)

041. 「お人形」 (인형)
042. 花火 (불꽃)
043. 公園 (공원)
044. 棘 (가시)
045. ガラス (유리)
046. いたみ (아픔)
047. ポ-カ-フェイス (포커 페이스)
048. 沈默 (침묵)
049. セピア (세피아)
050. 境界 (경계)

051. 罪 (죄)
052. ありがとう (고마워)
053. どうでもいいひと (어떻게든 좋은 사람)
054. 鼓動 (고동)
055. 噓つき (거짓말쟁이)
056. 曇り空 (흐린 하늘)
057. 約束 (약속)
058. 神樣 (신)
059. 報い (보답)
060. 繪本 (그림책)

061. 櫻 (벚꽃)
062. ピアノ (피아노)
063. 薄氷 (살얼음)
064. つないだ手 (이어진 손)
065. 鏡 (거울)
066. 海底 (해저)
067. つくり笑い (억지 웃음)
068. さよなら (안녕)
069. 冷たい夜 (차가운 밤)
070. 永遠に (영원히)

071. 情熱 (정열)
072. 感傷 (감상)
073. 顎づえ (턱을 괴다)
074. 博物館 (박물관)
075. ためらい (망설임)
076. 喪失 (상실)
077. 赤信號 (적신호)
078. コンプレックス (콤플렉스)
079. 留守番電話 (자동응답전화)
080. 少女 (소녀)

081. 初戀 (첫사랑)
082. 氣まぐれ (변덕)
083. 體溫 (체온)
084. 毒藥 (독약)
085. シ-クレット (비밀)
086. 二重奏 (이중주)
087. ドライフラワ- (드라이플라워)
088. あこがれ (동경)
089. ピアス (피어스)
090. 强さと弱さ (강함과 약함)

091. 眞實 (진실)
092. 無彩色 (무채색)
093. ただひとりの君を (단 하나인 너를)
094. 血緣 (혈연)
095. 季節が巡るように (계절이 되풀이듯이)
096. 深海魚 (심해어)
097. 手書きの文字 (손으로 쓴 문자)
098. タリナイ (부족해)
099. 非常階段 (비상계단)
100. 最後の樂園 (마지막 낙원)


와, 엄청 여성향인 주제.
분명히 언젠가는 쓰기 싫어질 것 같아서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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