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それぞれの道 (각자의 길)
무척이나 아끼는 화분이 깨져버렸기 때문에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침의 분주한 시간 속에서 지갑을 집어올리던 손이 전선에 걸리는 바람에 그 중간에 걸려있던 화분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순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손에 감싸일만한 크기의 작고 하얀 도자기 화분에 새파란 녹색 식물이 보기좋은 그 작은 화분은 파삭 소리를 내면서 한 귀퉁이가 깨져버리고 말았다. 도무지 다시 메워볼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을 서늘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지갑을 들어 핸드백에 넣고 현관을 나섰다.
다녀올께.
여느 날이면 사각이는 인사를 남기고 그대로 떠났을 그녀가 돌아보지 않고 작게 속삭인다.
치우지 마.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작은 파란 이파리들을 쓰다듬어본다. 이제는 그녀의 화분이라고 불러야 옳을 그것은 언젠가 그의 화분이었다고 했다. 충동적으로 달라고 졸랐을 때 선뜻 내어주었다고 했던 그것은 그에게는 어떤 의미도 없는 그저 작은 선심이었을 테지만 그녀에게는 그가 준 화분이 되었고, 이제 그녀가 깨어버리고도 버리지 못하는 기억의 파편이 되었다.
바보처럼 다시 이파리를 쓰다듬는다. 이제, 장식도 되지 못하는 그것들은 남아있는 그 자리에서 말라서 비틀어져 갈 것이다. 애초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 끝내 치우지 못하고 남아서 조용히 시들어간다. 그녀가 끝내 부인하는 이름을 끌어다가 그 감정에 입혀본다. 아마도, 연정. 그녀 자신이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내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그 차고 굳은 것이 연정이라고.
어쩌면 사랑이었을 그것들을 끝내 부인하여 돌아서게 한 그녀가 그 화분을 버리지 말라고 속삭인다. 이미 멀어져버렸을 그 거리에도 불구하고 상처가 남긴 자취를 더듬어 헤집는다. 오늘 밤은 아마 술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저 조용히 멀어저 버린 애정의 파편을 쓰다듬을 그녀를 위하여. 그리고 밤새 그녀와 침묵해야 할 나를 위하여.
그 외에는 오늘은 노코멘트.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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